2024/11 19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그는 어디로 갔을가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눈을 감아도 보인다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카테고리 없음 2024.11.30

11월의 마지막에는 이병률시

● '11월의 마지막에는'/ 이병률국을 끓여야겠다 싶을 때 국을 끓인다국으로 삶을 조금 적셔놓아야겠다 싶을 때도국 속에 첨벙 하고 빠뜨릴 것이 있을 때도살아야겠을 때 국을 끓인다세상의 막내가 될 때까지 국을 끓인다누군가에게 목을 졸리지 않은 사람은그 국을 마실 수 없으며누군가에게 미행당하지 않은 사람은그 국에 밥을 말 수 없게세상에 없는 맛으로 끓인다뜨겁지 않은 것을 서늘히 옹호해야겠는 날에뭐라도 끓여야겠다 싶을 때 물을 받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30

첫눈

첫눈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자꾸만 쳐다보는 것은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같은느낌이 들어서이다그러나 너는 아무 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색 바랜 사진처럼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소복소복 첫눈이 내리는 지금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너의 생각이 싸아하니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잊어 하다가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오는 내 마음에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8

인생

★ 인생(人生) ★보았으나 보지 않은 것처럼들었으나 듣지 않은 것처럼말했으나 말하지 않은 것처럼행했으나 행하지 않은 것처럼알았으나 알지 못한 것처럼몰랐으나 모르지 않은 것처럼주었으나 주지 않은 것처럼받아야 하나 받을 게 없는 것처럼뜨거우나 뜨겁지 않은 것처럼외로우나 외롭지 않은 것처럼기대했으나 기대하지 않은 것처럼서운했으나 서운하지 않은 것처럼놓쳤으나 놓치지 않은 것처럼이뤘으나 이루지 않은 것처럼없으나 없지 않은 것처럼있으나 있지 않은 것처럼아프나 아프지 않은 것처럼인생은 이렇듯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적당히 사는 거라 하네인생아너 참 어렵다- 박선아 - 글

카테고리 없음 2024.11.28

당신은 모든것을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이 세상 어떤 꽃도 당신의 두 손 만큼예쁘지 않고어느 별도 당신의 눈동자만큼빛나지 않습니다.사계절은 당신에게 보이고싶어옷을 갈아입고아침과 저녁은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빛을 열고 닫습니다.바람은 당신앞에서 춤을 추고 빗방울은 당신앞에서 장단을 맞춥니다.강물은 당신을 깨울까봐 조용히 흐르고도랑물은 당신이 심심할까봐 소리냅니다.당신은 모든 것을 가졌습니다모든 것이 당신을 사랑합니다​당신은 모든 것을'정용철님 글'

카테고리 없음 2024.11.28

길 윤동주

● '길' / 윤동주잃어 버렸읍니다무얼 어디에다 잃었는지 몰라두손이 주머니를 더듬어길에 나아갑니다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길은 아침에서 저녁까지저녁에서 아침까지 통했습니다돌담을 더움어 눈물짓다쳐도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은 걷는 것은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요내가 사는 것은 다만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7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좋은 사람 하나 쯤은...좋은 사람을마음에 담아 둔 이는행복하다.만남이 주는 기쁨도 기쁨이겠지만멀리서 서로를 생각하고추억을 공유하며서로의 기억 속에서 살아 있으니그 자체로힘이 되고 기쁨이 된다.그는 그대로나는 나대로서로를 응원하고가끔은 목소리 듣고 싶다고연락할 수 있는그 자체가 행복이다.우연히 만나더라도늘 만나며 지내는 사이처럼주위의 공기를 따뜻하게만드는 관계..우리 가슴에좋은 사람 하나는담아 두고 살아가자.인생이라는 넓은 정원속에예쁜 꽃들이 필 수 있도록*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중*

카테고리 없음 2024.11.24

소크라테스의 사과

[소크라테스의 사과]어느 날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인생이란 무엇입니까?”소크라테스는 그들을 사과나무 숲으로 데리고 갔다.때마침 사과가 무르익는 계절이라 달콤한 과육 향기가 코를 찔렀다.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숲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며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사과를 하나씩 골라오도록 했다.단, 다시 뒤로 되돌아갈 수 없으며 선택은 한 번뿐이라는 조건을 붙였다.학생들은 사과나무 숲을 걸어가면서 유심히 관찰한 끝에 가장 크고 좋다고생각되는 열매를 하나씩 골랐다.학생들이 모두 사과나무 숲의 끝에 도착했다.소크라테스가 미리 와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웃으며 학생들에게 말했다.“모두 제일 좋은 열매를 골랐겠지?”학생들은 서로의 것을 비교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소크라테스가 다시 ..

카테고리 없음 2024.11.24

수유칠덕

수유칠덕(水有七德) 睛晥 李永日 인간수양(人間修養)의 근본을 물이 가진 일곱가지의 덕목 (水有七德)에서 찾아야 한다. 1ㅡ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겸손(謙遜) 2ㅡ막히면 돌아갈줄아는 지혜(智蕙) 3ㅡ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력(包容力) 4ㅡ바위도 뚫는 끈기와 인내(忍耐) 5ㅡ어떤 그릇에 담기는 융통성(融通性) 6ㅡ장엄한 폭포처럼 투신하는 용기(勇氣) 7ㅡ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루는 대의(大義) ㅡ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 사는것 상선약수(上善若水) 라 하였으니 모두 물과 같은 내공으로 아름다운 선의 경지에 이르기를ㅡ 좋은 하루 되기를 고대 하며~~

카테고리 없음 2024.11.18

삶이 힘겨운 당신을 위한 기도

삶이 힘겨운 당신을 위한 기도... 다이어트를 위해 한 끼의 식사를 애써 참아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끼의 식사를 위해 종일 폐휴지를 줍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늘 아래 같은 땅을 밟고 살면서도 이불 대신 바람을 덮고 내일을 걱정하는 불면의 밤이 있습니다 가난이라는 삶의 한계 앞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힘겨운 삶이 있다면 차라리 눈을 감고, 사람이여! 나는 눈물의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 밥상에도 자본주의는 이익을 배당하지 않았고 오늘 저녁 잠자리에도 민주주의는 평온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법과 도덕은 무엇이며 종교는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자유의 신은 말이 없고 평등의 신은 눈을 감은 지 오래라면 사랑의 진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며 희망의 나무는 어느 땅에 심어야 합니까 어차피 끝을 알 수 없어..

카테고리 없음 202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