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9

혼자 가는 먼 집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카테고리 없음 2024.11.17

禪雲寺 동백꽃

禪雲寺 동백꽃 유안진 무너지고 싶습니다 녹아지고 싶습니다라고 여우바람으로 자맥질치는 불길 미친 이 불길 잡아달라고 눈비를 맞아봅니다만 밤마다 고개 드는 죄를 죽입니다만 눈서리가 매울수록 오히려 뜨거워만 집니다 마침내는 왈칵 객혈 쏟고 말았습니다 부처님. -유안진, '풍각쟁이의 춤' 에서 꽃 지는 날에 유안진 열매 맺기 위해서 꽃은 떨어져야 한다 된서리를 맞아야 열매 또한 무르익음을 이 확실한 자연법칙을 믿으며 인간세상 눈비 속을 살아왔건만.... -유안진 '풍각쟁이의 춤'

카테고리 없음 2024.11.16

기다리는 법을 배워라

기다리는 법을 배워라 한계에 부딪혔다고 해서 너무 상심해있지 마라. 눈앞의 벽이 너무나 커보여도 쉽게 포기하지 마라. 지연은 거절이 아니며, 당신의 계획보다 조금 늦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신의 거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생각보다 늦어지는 만큼 당신의 기대보다 더 큰 열매를 맺게 될 것이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여러분도 많은 벽에 부딪힐 것이다. 하지만 명심하라. 벽은 여러분을 멈추려고 있는 것이 아니며, 벽은 여러분이 그 꿈을 얼마나 이루고 싶어 하는지 일깨워주려고 있는 것이니, 벽은 여러분이 아니라, 그 꿈을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 있는 것 - 나를 위한 하루 선물 中 -

카테고리 없음 2024.11.16

당신은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그건 기본적으로 우리의 믿음과 생각이 하나로 뭉쳐진 집합체다.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이야기는 비록 사실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진실이 된다. 우리는 자신의 기본적인 인생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기 삶에 그때그때 일어나는 일과 관련된 챕터를 만든다. - 트레이시 리트의 《당신은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중에서 -

카테고리 없음 2024.11.11

여행의 메모

여행의 메모 장석남 이 여행은 순전히 나의 발자국을 보려는 것 걷는 길에 따라 달라지는 그 깊이 끌림의 길이 흐릿한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어떤 멜로디 내 걸음이 더 낮아지기 전에 걸어서, 들려오는 소리를 올올이 들어보려는 것 모래와 진흙, 아스팔트, 자각과 바위 낙엽의 길 거기에서의 어느 하모니 나의 걸음이 다 사그라지기 전에 또렷이 보아야만 하는 공부 저물녘의 긴 그림자 같은 경전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끝없는 소멸을 보려는 것 이번에 간단한 나의 여행은, -검은 시의 목록, 안도현 엮음, 에서

카테고리 없음 2024.11.10

참된친구

[참된 친구] ​ ​나의 노트에 너의 이름을 쓴다. '참된 친구' 이것이 너의 이름이다. 이건 내가 지은 이름이지만 내가 지은 이름만은 아니다. 너를 처음 볼 때 이 이름의 주인이 너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지금 나는 혼자가 아니다. 손수건 하나를 사도 ​ '나의 것' 이라 하지 않고 '우리의 것' 이라 말하며 산다. 세상에 좋은 일만 있으라. 너의 활짝 핀 웃음을 보게 세상엔 아름다운 일만 있으라. '참된 친구' 이것이 너의 이름이다. 넘어지는 일이 있어도 울고 싶은 일이 일어나도 마음처럼 말을 못하는 바보 마음을 알아주는 참된 친구 있으니 내 옆은 이제 허전하지 않으리. 너의 깨끗한 손을 다오. 너의 손에도 ​ 참된 친구라고 쓰고 싶다. 그리고 나도 참된 친구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신달자- '책속..

카테고리 없음 2024.11.08

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궁금해하지도 말고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헤아려 보지도 말고 이 사람이 내가 보이지 않을 때 딴 마음 품는 건 아닐까 생각도 말고 이 사람이 내 곁에 없을 때 괜히 관심을 타인에게 보이지 말고 이 사람에게 이 만큼 받았으니 이 만큼 줘야겠다 얌체짓도 말고 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길 때 욕을 해 줄지언정 뒷담화는 말고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식으면 식은 대로 사랑의 맛은 다 겪어 보고 두 사람 중 누가 더 아깝다는 생각 말고 잘났니 못났니 비교 자책도 하지 말고 떠나보내고서 있을 때 잘 할 걸 후회 말고 이별하고 나서 그리워 슬퍼 울지 말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닥치고 사랑하라 -김현 '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 中

카테고리 없음 2024.11.07

어느 분식점에서 아우와 점심을 하며 황지우시

● '종로, 어느 분식점에서 아우와 점심을 하며'/ 황지우 국수 두 그릇과 다꾸왕 한 접시를 놓고 그대와 마주 앉아 있으니 아우여, 20년 전 우리가 주린 배로 헤매던 서방 고새기 마을 빈 배추밭이 나타나는구나 추수가 수탈이었음을, 상실이었음을 그때 우리는 몰랐어도 다 거두어 간 뒤의 허한 밭이 우리에게는 더한 풍요였다 내 입으로 벗긴 배추 등걸을 어린 그대에게 먹일 수 있었다 그대가 곱은 손으로 가리키는 곳에 경계가 있고 찬 저녁 노을이 우리를 몰아낼 때까지 거기가 할퀸 우리 땅임을 몰랐으므로 아우여, 이농의 허천난 후예로서 우리는 가시 돋친 탱자나무 울타리 안을 노려보며 땅강아지 같이 살아왔다 거지와 도둑이 사는 마을, 닐니리 동네와 철로변 하꼬방촌을 전전하며, 땅 바깥으로 삶을 내동댕이치는 울타리가..

카테고리 없음 2024.11.05

함께 있으면 좋은사람

서로에게 좋은 사람 참 좋은 사람이길... 그리고 가치있는 삶으로 참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더 '큰 서로'를 만들어가길. 11월 첫 휴일에 한큰서로(韓大相)가 詩와 노래 선물 드립니다. ▼ 詩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용혜원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 그대가 내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 같아 둥지를 잃은 새가 새 둥지를 찾은 것만 같았습니다. ​ 짧은 만남이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오랫만에 마음을 함께 맞추고 싶은 ..

카테고리 없음 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