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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려니하하 2024. 11. 28. 08:21

첫눈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 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소복소복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