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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금기 사항

봄의 금기 사항 신달자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 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 시집 [오래 말하는 사이] (2014) ¤ 시인ㆍ前 대학 교수 신달자 --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 천주교 세례명 ..

카테고리 없음 2024.04.10

4월의 시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이해인 시인의

카테고리 없음 2024.03.31

봄 햇살만큼

봄 햇살만큼 따뜻한 사람 봄 햇살 만큼이나 따뜻한 사람이 있습니다 날마다 햇살처럼 내려와 내 가슴에 앉아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옷깃에 닿을 듯 말 듯 살며시 스쳐 다가와서 나의 살갗 깊숙이 머무는 내 입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때문에... 내가 언제 부터인지 마음 한 쪽을 깊게 도려내어 가장 크게 들여놓고 날마다 심장처럼 끌어안고 사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사랑해서 좋은 사람입니다 가슴에 무한정 담아 두어도 세월이 흐를수록 진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포도주 같은 사람입니다 마실수록 그 맛에 취하는 진한 그리움같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 사람을 가슴에 넣습니다 사랑해서 좋은 사람을 한 번 더 내 안에 넣어봅니다 책속의한줄

카테고리 없음 2024.03.30

소나무같은 그대

늘 곁에 있었으면 문득 문득 삶의 한 가운데서 허한 느낌으로 바람 앞에 서 있을때 축 쳐진 어깨를 다독이며 포근함으로 감싸 줄 해바라기 같은 친구가 늘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목적지도 없는 낯선 곳에서 헤메이며 방황할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와 동행하며 나를 버팀목처럼 부축해 줄 바람같은 친구가 늘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때로 추억 속에 깊이 잠겨서 현재라는 거대한 바다를 망각한 채 레데의 강물 위에서 위태함이 보이더라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손 내밀어 잡아 줄 소나무 같은 친구가 늘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책속의한줄

카테고리 없음 2024.03.24

행복의 얼굴

🎃 행복의 얼굴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마음의 문제 없이 활짝 열면 행복은 천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 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 해인-

카테고리 없음 2024.03.24

인디언 켈트족 기도문

인디언 켈트족 기도문 ​ 당신의 손에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당신의 지갑에 언제나 한두 개의 동전이 남아 있기를 ​ 당신 발 앞에 언제나 길이 나타 나기를 바람은 언제나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 당신의 얼굴에는 해가 비치기를 ​ 이따금 당신의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 불행에서는 가난하고 축복에서는 부자가 되기를 ​ 적을 만드는 데는 느리고 친구를 만드는 데는 빠르기를 ​ 이웃은 당신을 존중하고 불행은 당신을 아는체도 하지 않기를 ​ 당신이 죽은 것은 악마가 알기 30분 전에 이미 당신이 천국에 가 있기를 ​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이 지금까지 가장 행복한 날보다 더 나은 날이기를 ​ 그리고 신이 늘 당신 곁에 있기를

카테고리 없음 2024.03.16

매듭풀기

혼자 이런 시련을 당하고 있는지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를 돌아보면 우리는 참 많은 시련을 잘 이겨내 왔답니다 처음 우리가 세상을 볼 때를 기억하나요 아마 아무도 기억하는 이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큰 고통을 이기고 세상에 힘차게 나왔습니다 다시 생각 해보세요 얼마나 많은 시련을 지금까지 잘 견뎌 왔는지요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 시간이 지나면 웃으며서 그때는 그랬지 라는 말이 나올 겁니다 가슴에 저 마다 담아둔 많은 사연과 아픔들 그리고 어딘가에서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시련을 이겨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얼굴이 굳어진 채로 지낸다고해서 지금 상황이 달라진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술을 다 마셔 지금 상황이 달라진다면 세상의 모든 술을 다 마시겠습..

카테고리 없음 2024.03.15

감정의 허기

감정의 허기 사랑 한 모금 얻어내려 너란 우물에 두레박을 던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물 바닥에 내쳐진 두레박 나는 갈급했고 너에겐 없었다. 두레박을 내리는 일은 무엇으로도 채우지 못한 너에게 큰 아픔이었겠지만, 다시 두레박을 끌어올려 옴짝 않고 빈 두레박을 지켜봐야 하는 그도 큰 아픔이었다. 『늘 너란 꽃의 봄이 될께』 중에서 사랑의 두레박을 우물에 던져 빈 두레박을 지켜보는 감정 선의 경계는 어디일까? 사람이 감정이 바닥으로 치 닫게 되면 깊은 내면의 자기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판단력의 결핍으로 자기 자신을 해치게 된다 이럴때 누군가와 대화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찾고 자신의 가치와 삶의 목표를 찾아 탈진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랑 한모금 두모금으로 목을 축이는 하루

카테고리 없음 2024.03.15

나이가 들수록

나이가 들수록.. 나이가 들수록 연애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상대도 나도 너무 약아졌다는 것이다. 이미 사랑도 해 볼 만큼 해 봤고 거기에 온 마음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연애는 더 이상 꼭 하고 싶은 무언가가 아니라 할 수 있음 좋고, 아니라도 별 수 없고가 되어버린다. 마음을 다 주지 않고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심각하지 않게, 편하게 연애를 하는 법도 배웠다. 그래서 설사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발견한다 하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 연애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하더라도 금방 잊을 수 있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너 아니면 안될것 같은 사람도 별로 없고 너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 자리에 있어도 상관이 없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