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876

박경리시 모음

세상 박경리 ​ 아이들이 간다 쫑알쫑알 지껄이며 간다 짧은 머리 다풀거리며 간다 일제히 돌아본다 아이들 얼굴은 모두 노인이었다 노인들이 간다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간다 백발, 민들레 씨앗 깃털 같은 머리칼 지팡이 짚고 돌아본다 노인들 눈빛은 갓난아기였다 [우리들의 시간] 마로니에북스,2012. 62쪽 대추와 꿀벌 박경리 대추를 줍다가 머리 대추에 처박고 죽은 꿀벌 한 마리 보았다 단맛에 끌려 파고들다 질식을 했을까 삶과 죽음의 여실如實한 한 자리 손바닥에 올려놓은 대추 한 알 꿀벌 반 대추 반 눈이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 - 시집 [우리들의 시간 ] 마로니에북스, 2012. P 24 불행 박경리 사람들이 가고 나면 언제나 신열이 난다 도끼로 장작 패듯 머리통은 빠개지고 갈라진다 사무치게 사람이 그리운데..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내가 당신에게 웃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손짓과 우스운 표정보다 내 마음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당신의 생활 속에 즐거움이 되어 당신의 삶의 미소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믿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백 마디 맹세와 말뿐인 다짐보다 내 가슴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진실한 사랑이, 당신의 생각 속에 미더움이되어 당신의 삶의 동반자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소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구름 같은 신기루보다 내 생활 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진솔한 사랑이 당신의 신앙 속에 닮아감이 되어 당신의 삶의 이정표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원합니다. 나와 함께 웃을 수 있고 나와 함께 믿음을 키우며 나와 함께 소망을 가꾸어 우리 서로 마주보며 살아..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마지막 남은 12월의 달력을 보며

마지막 남은 '12월의 달력을 보며... 딱 한 장! 고목 나무에 외롭게 매달려 있는 마지막 낙엽 같은 초라한 12월의 달력, 열두 잎 중 어느새인가 열 한 잎은 떨어져 버리고 외롭게 남아 있는 마지막 한 장도 며칠이 지나면 힘없이 자취를 감춰버리겠지! 한 해의 마지막임을 실감케 한 남은 한 장의 달력은 올 한해 인간 세계에서 겪어온 사건 사고의 가슴 아픈 추억 중에 무슨 일을 가장 먼저 기억하고 있을까 바쁨 속에서도 지칠 줄 모르고 열심히 살아온 행복해야 할 우리의 삶 속에도 기억될 만한 슬픈 일들은 가슴 속에 담아 겨울날 음지의 차가운 곳에 묻어 두고, 올 한해 고마웠던 내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매사에 고마운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미 있고 뜻있는 관심과 따뜻한 사랑 속에서 행복했노라고! 새해에는..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것은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조병화 ​ ​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어려서 기쁘리 ​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리 ​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을 늦춰서 기쁘리 ​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이 세상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얼마나 행복하리 ​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 제45시집 동문선, 1997. - 시선집 [ 조병화 시선 ]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P 182/183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이근배시 모음

살다가 보면 이근배 ​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 (문학세계사, 2004) 절필絶筆 이근배 아직 밖은 매운바람일 때 하늘의 창을 열고 흰 불꽃을 터뜨리는 목력의 한 획, 또는 봄밤을 밝혀 지새우고는 그 쏟아낸 혈흔血痕을 지워가는 벚꽃의 산화散花, 소리를 내지르며 달려드는 단풍으로 알몸을 태우는 설악雪嶽의 물소리, 오오 꺾어봤으면 그것들처럼 한번 짐승스럽게 꺾어봤으면 ..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친구란

친구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충고해 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잘못이 있으면 덮어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미워하면서도 생각해 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허물없이 바라 볼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같이 울어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면 질투 나는 것이 친구입니다. 뒤돌아 흉보아도 예뻐 보이는 것이 친구입니다. 가까이 할 수 없을 때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 친구입니다. 한 팔로 안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떨어져 있을 때 허전함을 느끼는 것이 친구입니다. 나의 소중한 모든 것을 주고 싶은 것이 친구입니다. 아픔을 반으로, 기쁨을 두 배로, 나누는 것이 친구입니다. 이유 없이 눈물을..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아름다운 마무리

만남이란 언제나 그런 것이다. 평생을 가도록 좋은 인상을 남기는 사람이 있고 늘 마주해도 멀게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만날 때는 즐거우나 돌아서면 슬퍼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독할 때 웃어줄 수 있는 편한 사람도 있다. 만남이란 언제나 그런 것이다. 혼자서 생각해도 돌아서면 누군가 서 있게 마련이고 같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그들이 내 곁에 있으란 법도 없다. "기쁘다"해서 애써 찾을 것도 없고 "슬프다"해서 두려워하며 피할 필요도 없다. 오면 오는 대로 그저 편안하게 대하면 그뿐이다. 『아름다운 마무리..』책속의한줄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사람마음

"사람마음" 구겨진 옷은 다림질하면 되고 찢어진 옷은 꿰매면 되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한번 마음을 접으면 좀처럼 펼 수 없고 한번 마음이 찢기면 수선하기 힘들어요 구겨진 마음은 돌이킬 수 없고 찢어진 마음은 꿰맬 수 없으니까요 몸에 생긴 상처는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되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지 않아요 말에도 생각이 있어야 하고 행동에도 생각이 있어야 해요 생각 없는 말과 행동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지 모릅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세요 가까이 있는 사람과 따뜻한 마음을 주고 받을때 우리는 보석 처럼 눈부시게 빛이 납니다 책속의한줄

카테고리 없음 2023.12.30

놓쳐선 안 될 사람

놓쳐선 안 될 사람~🍥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좋은 일에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사람이 점점 줄어 갑니다 어렸을 때는 타인의 행복을 빌어 주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사실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지금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삶의 경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가팔라지니까 나의 고난이 늘어날수록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 줄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드니까 그러나 이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과 상관없이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 주는 사람 타인의 좋은 일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는 사람 가파른 경사에 서 있으면서도 먼저 도착한 상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울 줄 아는 사람 어쩌면 절대 놓쳐선 안 될 사람이 아닐까요 中

카테고리 없음 2023.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