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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집 백석시

가즈랑집 백석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 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짐승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짐승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사촌을 지나는 집 예순이 넘은 아들 없는 가즈랑집 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 담뱃대에 독하다는 막써레기를 몇 대라도 붙이라고 하며 간밤에 섬돌 아래 승냥이가 왔었다는 이야기 어느 메 산골에선간 곰이 아이를 본다는 이야기 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옛말의 구신집에 있는 듯이 가즈랑집 할머니 내가 날 때 죽은 누이도 날 때 무명필에 이름을 써서 백지 달아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깨에 넣어 대감님께 수영을 들였다는 가즈랑집 할머니 언제나 병을 앓을 때면 신장님 단련이라고 ..

카테고리 없음 2024.09.08

유안진 시모음

경주 남산에 와서 유안진 묻노니, 나머지 인생도 서리 묻은 기러기 쪽지에 북녘 바람길이라면 차라리 이 호젓한 산자락 어느 보살 곁에 때이끼 다숩게 덮은 바윗돌로 잠들고 싶어라 어느 훗날 나같이 세상을 춥게 사는 석공이 있어 아내까지 팽개치도록 돌에 미친 아사달 같은 석수쟁이 사나이 있어 그의 더운 손바닥 내 몸 스치거든 활옷 입은 신라녀 깨어나고저 -유안진, '풍각쟁이의 꿈' 문학사상사 62쪽에서 유안진 시 더 읽기 선덕 여왕 유안진 총명함이 지나쳐 춥고 추워야 했던 여자 여자되길 거부했어도 여자로 살고 싶었던 여왕 사랑을 안해 봤어도 누구보다 잘 안 여자 거렁뱅이 마음조차 어여삐 거둔 여왕 저자거리 놀림감 되어도 지귀志鬼땜에 행복했던 여왕 그러므로 모든 거러지를 행복하게 해준 여왕 사랑하여 지은 죄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