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866

여행의 메모

여행의 메모 장석남 이 여행은 순전히 나의 발자국을 보려는 것 걷는 길에 따라 달라지는 그 깊이 끌림의 길이 흐릿한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어떤 멜로디 내 걸음이 더 낮아지기 전에 걸어서, 들려오는 소리를 올올이 들어보려는 것 모래와 진흙, 아스팔트, 자각과 바위 낙엽의 길 거기에서의 어느 하모니 나의 걸음이 다 사그라지기 전에 또렷이 보아야만 하는 공부 저물녘의 긴 그림자 같은 경전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끝없는 소멸을 보려는 것 이번에 간단한 나의 여행은, -검은 시의 목록, 안도현 엮음, 에서

카테고리 없음 2024.11.10

참된친구

[참된 친구] ​ ​나의 노트에 너의 이름을 쓴다. '참된 친구' 이것이 너의 이름이다. 이건 내가 지은 이름이지만 내가 지은 이름만은 아니다. 너를 처음 볼 때 이 이름의 주인이 너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지금 나는 혼자가 아니다. 손수건 하나를 사도 ​ '나의 것' 이라 하지 않고 '우리의 것' 이라 말하며 산다. 세상에 좋은 일만 있으라. 너의 활짝 핀 웃음을 보게 세상엔 아름다운 일만 있으라. '참된 친구' 이것이 너의 이름이다. 넘어지는 일이 있어도 울고 싶은 일이 일어나도 마음처럼 말을 못하는 바보 마음을 알아주는 참된 친구 있으니 내 옆은 이제 허전하지 않으리. 너의 깨끗한 손을 다오. 너의 손에도 ​ 참된 친구라고 쓰고 싶다. 그리고 나도 참된 친구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신달자- '책속..

카테고리 없음 2024.11.08

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궁금해하지도 말고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헤아려 보지도 말고 이 사람이 내가 보이지 않을 때 딴 마음 품는 건 아닐까 생각도 말고 이 사람이 내 곁에 없을 때 괜히 관심을 타인에게 보이지 말고 이 사람에게 이 만큼 받았으니 이 만큼 줘야겠다 얌체짓도 말고 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길 때 욕을 해 줄지언정 뒷담화는 말고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식으면 식은 대로 사랑의 맛은 다 겪어 보고 두 사람 중 누가 더 아깝다는 생각 말고 잘났니 못났니 비교 자책도 하지 말고 떠나보내고서 있을 때 잘 할 걸 후회 말고 이별하고 나서 그리워 슬퍼 울지 말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닥치고 사랑하라 -김현 '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 中

카테고리 없음 2024.11.07

어느 분식점에서 아우와 점심을 하며 황지우시

● '종로, 어느 분식점에서 아우와 점심을 하며'/ 황지우 국수 두 그릇과 다꾸왕 한 접시를 놓고 그대와 마주 앉아 있으니 아우여, 20년 전 우리가 주린 배로 헤매던 서방 고새기 마을 빈 배추밭이 나타나는구나 추수가 수탈이었음을, 상실이었음을 그때 우리는 몰랐어도 다 거두어 간 뒤의 허한 밭이 우리에게는 더한 풍요였다 내 입으로 벗긴 배추 등걸을 어린 그대에게 먹일 수 있었다 그대가 곱은 손으로 가리키는 곳에 경계가 있고 찬 저녁 노을이 우리를 몰아낼 때까지 거기가 할퀸 우리 땅임을 몰랐으므로 아우여, 이농의 허천난 후예로서 우리는 가시 돋친 탱자나무 울타리 안을 노려보며 땅강아지 같이 살아왔다 거지와 도둑이 사는 마을, 닐니리 동네와 철로변 하꼬방촌을 전전하며, 땅 바깥으로 삶을 내동댕이치는 울타리가..

카테고리 없음 2024.11.05

함께 있으면 좋은사람

서로에게 좋은 사람 참 좋은 사람이길... 그리고 가치있는 삶으로 참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더 '큰 서로'를 만들어가길. 11월 첫 휴일에 한큰서로(韓大相)가 詩와 노래 선물 드립니다. ▼ 詩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용혜원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 그대가 내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 같아 둥지를 잃은 새가 새 둥지를 찾은 것만 같았습니다. ​ 짧은 만남이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오랫만에 마음을 함께 맞추고 싶은 ..

카테고리 없음 2024.11.03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원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원합니다. 곁에서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 같은 사랑이 아니라 그저 바라보며 밀어주는 그대로의 사랑을 원합니다. 나무와 나무처럼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그늘이 되어 주고 외로울 땐 친구도 되어 주는 믿음직한 사랑을 원합니다. 사랑한다 하여 쉽게 다가가 괜한 상처를 주거나 반대로 싫어 졌다 하여 마음 밖으로 쉽게 밀어 내지도 않는 그냥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넓은 사랑을 원합니다. 내가 힘들 땐 나 대신 하늘을 받쳐 들고 또 그대가 외롭고 지칠 땐 땅벌레들을 모아 노래를 들려 주는 사랑을 원합니다. 내가 원하는 건 당신이 내 곁에 환하게 웃으며 내가 살아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김현태‘한 번쯤은 위로 받고 싶은 나’중-

카테고리 없음 2024.10.27

오늘 웃는 사람 중

따뜻함이 주는 선물 따뜻한 티 한잔의 놀라운 효과를 아시나요? 따뜻한 티 한잔을 마시고 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타인에게 관대해진다는 관찰 결과가 있다고 해요. 아, 손이 따뜻해지면 마음도 따뜻해지나 봅니다.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있을 때는 조금 싫은 사람에게도 미소를 던지게 되는 이유. 따뜻함을 음미하고 있을 때는 독설이 덜 나오는 이유가 과학적이라니! 사람 관계를 유독 어려워하는 당신이라면, 미운 사람이 너무 많아 피곤한 당신이라면, 차를 곁에 두고 계속 마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되겠네요. 마음의 온도를 높여야 할 때, 따뜻한 차 한 잔! 잊지 마세요. -'오늘, 웃는 사람' 중-

카테고리 없음 2024.10.12

10월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카테고리 없음 2024.10.07

나그네인것을

나그네" 인것을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하고 울기도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다 갈랫길 돌아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들 더 사랑해 줄 걸 후회할 것인데... 왜 그리 못난 "자존심"으로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시간, 배풀어주고, 또 줘도 남은 것들인데...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만 지고 가는 고달픈 "나그네" 신세인가..? 그날이 오면 다 벗고 갈텐데... 무거운 옷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 모습도 따뜻이 서로를 위로 하며 살아야 하는데.., 왜 그리 "마음의 문"만 닫아걸고, 더 사랑하지 않았는지... "천년"을 살면 그러할까 "만년"을 살면 그러리오 "사랑"한 만큼 사랑받고, 도와..

카테고리 없음 2024.10.05

삶의과정이 행복

삶의 과정이 행복인 것을 산꼭대기에 오르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지만, 정상에 오른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어느 지점에 도착하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그런 곳은 없다. 같은 곳에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즐거운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은 음식을 먹지만, 기분이 좋은 사람과 기분 나쁜 사람이 있다. 같은 물건, 좋은 음식, 좋은 장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무엇이든 즐기는 사람에겐 행복이 되지만, 거부하는 사람에겐 불행이 된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 자신이 가진 것을 만족해하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 갈 곳이 있는 사람, 갖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