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공양 안도현시

려니하하 2023. 6. 25. 13:36

공양



                                       안도현

싸리꽃을 애무하는 산(山)벌의 날갯짓소리 일곱 근

몰래 숨어 퍼뜨리는 칡꽃 향기 육십 평

꽃잎 열기 이틀 전 백도라지 줄기의 슬픈 미동(微動) 두 치 반

외딴집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낙비의 오랏줄 칠만 구천   발

한 차례 숨죽였다가 다시 우는 매미울음 서른 되

 

 -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창비,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