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판의 허망함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명예를 중시하는 유교적 문화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것입니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실제로 살아가면서 이를 중시하는 경향도 상당히 강합니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평판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이것에 기뻐도 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각자가 고유한 존재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고, 나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없는 그런 가치입니다. 결국, 좋든 싫든 상관없이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과 고유한 가치를 지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평판을 위하여 다른 사람 눈치를 많이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전혀 눈치를 주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가져와서 거기에 신경을 씁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평판이나 눈치만 보고 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신속하게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고 말 것입니다.
우리의 육체는 죽음을 통하여 물질세계로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 대한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기억이라는 것들과 평판이라는 것들도 시간의 흐름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에 대한 현재의 평판이나 사후의 명성을 중요시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것은 한편으로 너무나 허망한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평판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사후의 평판도, 이를 기억해 줄 우리 사후에 잠시 더 살아남은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것이고 우리에 대한 기억은 시간 속에 묻히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억하는 자와 기억되는 자, 모두가 짧게 지나가는 인생이
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방금 친구 어머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과거 시골에서 부모님 등이 돌아가셨을 때 몇 날 며칠을 울고불고하는 분위기는 거의 사라졌지만, 여전히 장례식에 참석하여 슬퍼하고 애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장례식에 참여하여 돌아가신 분에 대해 조문을 하는 모든 사람도 머지않아 슬픔과 애도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죽은 자를 그다지 슬퍼할 필요도 없을 것도 같습니다. 죽은 자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자나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분명한 객관적 사실인데, 자신은 영원히 살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기는 감정이 생겨납니다. 이러한 감정도 한편으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곰곰이 곱씹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판도 신경 쓰이는 것은 우리가 여러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사회성이 매우 강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평판이라는 너무나도 허망한 것에 대해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입니다.
-인생의 예금잔고와 시간의 잔고 사이에서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