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잠든 사이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뭔가를 찾아 헤매는 꿈을 꾸었다,
어딘가에 숨겨 놓았거나 잃어버린 뭔가를,
침대 밑에서, 계단 아래에서
오래된 주소에서.
무의미한 것들, 터무니없는 것들로 가득 찬
장롱 속을, 상자 속을, 서랍 속을 샅샅이 뒤졌다.
여행 가방 속에서 끄집어냈다,
내가 선택했던 시간들과 여행들을.
주머니를 털어 비워냈다,
시들어 말라버린 편지들과 내게 발송된 것이 아닌 나뭇잎들을.
숨을 헐떡이며 뛰어다녔다,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들,
불안과 안도 사이를.
눈(雪)의 터널 속에서
망각 속에서 가라 앉아버렸다.
가시덤불 속에서,
추측 속에서 갇혀버렸다.
공기 속에서,
어린 시절의 잔디밭에서 허우적거렸다.
어떻게든 끝장을 내보려고 몸부림쳤다,
구시대의 땅거미가 내려앉기 전에,
막이 내리기 전에, 정적(靜寂)이 찾아오기 전에.
결국 알아내길 포기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나는 과연 무얼 찾고 있었는지.
깨어났다,
시계를 본다.
꿈을 꾼 시간은 불과 두 시간 삼십 분 남짓.
이것은 시간에게 강요된 일종의 속임수다,
졸음에 짓눌린 머리들이
시간 앞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부터.
시집 《충분하다》 (문학과지성사, 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