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直指)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 반세기 만에 수장고를 나와 빛을 본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올해 4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 '직지(直指)'를 공개할 예정이다.
박물관 측은 전시 소개 글에서 "인쇄술의 발전 역사와 성공의 열쇠를 추적할 것"이라며 '금속활자로 인쇄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인 직지(直指, 한국 1377년)'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直指)가 일반에 공개되는 건 약 50년 만이다. 직지(直指)는 1900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 한국관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지(直指)의 가치가 널리 알려진 건 1972년 열린 '세계 도서의 해' 기념 전시에서였다.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근무하던 고(故) 박병선(1923∼2011년) 박사는 직지(直指)가 1455년에 나온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증명해 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197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동양의 보물' 전시 이후 최근까지 직지(直指)의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바는 없다.
반세기 만에 유물을 공개하는 만큼 직지(直指)는 전시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여러 박물관이 직지(直指)를 임대해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매번 불발됐다.
수장고에 오랜 기간 있었던 만큼 직지(直指)의 현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전시될지도 관심사다.
직지(直指)의 정확한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직지(直指)는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고려 우왕 3년(1377)에 금속활자로 간행됐다. 상·하 2권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직지(直指)는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이후 초대 공사 등을 지낸 프랑스인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대 초 국내에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1854∼1943)를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된 것으로 파악된다.
직지(直指)는 우리 인쇄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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