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좋은 것은
이돈권
별이 좋은 것은
멀리 있기 때문이다
멀리 있어
달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
상처 총총 다 여미고
빛나는 모습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어둠이 누를수록
더욱 찬란해지기 때문이다
수억만 리에서 달려와
벅찬 꿈꾸게 하는 영롱함 때문이다
별이 안타깝도록 좋은 것은
가까이 갈 순 없어도
바라만 봐도 좋은
너를 닮았기 때문이다
- 시집 [ 희망을 사다 ] 천년의시작, 2019. P 65
입춘
이돈권
입춘에 나는 햇살이 되리
겨우내 추운 그대에게
따사로운 입맞춤이 되리
입춘에 나는 강물이 되리
겨울 강가 버들강아지 눈 틔워
졸졸졸 그대 품으로 흘러가오리
오,
나는 입춘에 기쁜 편지가 되리
남녘 설중매 분홍빛 소식 받들고
겨우내 닫혔던 그대 속살에
눈부신 봄의 전령이 되오리
- 시집 [ 희망을 사다 ] 천년의시작, 2019. P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