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화하는 뇌를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
80세 넘어서도 말이 젊은이 못지않게 빠르고, 대화에 쓰는 단어가 풍부한 사람들을 본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이지만,
은퇴 후에 새로운 직업이나 배움에 뛰어드는 ’70세 청년'도 있다.
반면 박사 공부까지 한 사람이 70대 중반에 치매로 고생하는 경우도 꽤 있다.
나이들면서 어쩔 수 없이 생물학적으로 퇴화하는 뇌를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면, 노화를 늦춰가며 총명하게 지낼 수 있다.
70세가 넘어가면 뇌 혈류량이 젊을 때보다 20% 정도로 감소한다. 뇌혈관 동맥 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는 탓이다.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 등이 있으면 뇌 혈류 감소가 촉진된다.
이 때문에 초고령에서는 혈관성 치매가 알츠하이머 치매만큼 발생한다.
하루 두 잔 이상의 음주는 뇌 기능 감소를 촉진한다.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야 뇌가 싱싱!
▪눈·귀·코·입이 즐거우면, 뇌에도 좋다.
보기에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즐거운 것을 많이 듣고,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으면 뇌에 좋다는 의미다.
▪뇌는 시력과 청력의 자극으로 움직인다.
청력이 떨어지면 보청기로 만회하고, 시야가 뿌혀지면 백내장수술 등으로 시력과 시야를 회복시켜야 한다.
모두 뇌를 위해서다.
▪맛을 음미하며 씹어 먹는 식사가 뇌를 크게 자극한다.
이를 위해 위아래 맞물리는 치아를 최대한 많이 보존해야 한다.
치아를 잃었으면 임플란트로 채워 씹는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호기심은 뇌를 끝까지 작동시키는 온(on) 스위치다.
매일 다니던 길거리를 산책하더라도 평소와 다르게 새로 바뀐 게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며 다니는 게 좋다.
새로 생긴 가게가 있으면 들러보고, 어디서 어떤 물건이나 식품이 싸고 좋은 것을 파는지 알아보러 다니면, 뇌 기능이 활성화된다.
▪책 읽기와 글 쓰기, 그림 보기, 음악 감상 등 예술적 경험은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어 생각을 풍부하게 하고, 사고를 유연하게 만든다.
외국어 같은 처음 접하는 학습은 깨어 있는 뇌세포를 늘리는 데 가장 좋다.
▪퀴즈 풀기, 카드놀이, 낱말 맞추기 등 일부러 시간을 내어 머리 쓰기를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여러 사람과 지속해서 교류하는 것도 뇌를 깨운다.
대화에 참여하려면 뉴스도 자세히 보게 되고, 바깥 출입하려면 옷매무새도 챙기게 된다.
▪거동이 불편해지는 초고령에서는 멀리있는 친구나 식구보다, 동네서 어울리는 사람들이 더 소중하다.
나이가 들수록 학연·혈연·직장 등 연고중심 어울림보다, 을 늘려야한다.
▪뇌는 저수지와 같다.
평소에 저수지에 물이 충분히 차 있으면 가뭄이 와도 버틴다.
일상에서 머리를 끊임없이 굴리고 오감을 즐겁게 해야, 뇌가 싱싱해진다!
- 김광준 /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노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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