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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려니하하 2024. 2. 2. 21:35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 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 잊을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고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