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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행복하겠습니다

려니하하 2023. 4. 17. 10:02

아파도 행복하겠습니다.

   사랑아,
   당신을 처음 본 순간
   수줍은 내 가슴엔
   아지랑이가 피어났습니다.
   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창밖엔 흰 눈이 내리는데...

   밤새 두근거리는 어둠을 덮고
   신호등 하나가 새로 놓이는 걸
   가만 지켜보고 있습니다.

   온통 파란불인 걸 보니
   세월이 많이 흘렀나 봅니다.

   달빛을 들고 서있는 가로등이
   잠시 앉아 있는 벤치에
   안개가 자욱합니다.

   혹시라도 누가 또 있을지 몰라
   귀를 가까이 가져갔지만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뿐,
   분명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난 이렇게 달려가는데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하나 봅니다.

   괜찮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당신을 사랑할 수만 있다면...

   나는 아파도 행복하겠습니다.

                                草野 박익환